| Jaywalk 야마다 에이미
“글쎼,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말하자면 유행에 따라 변하는 건 아주 유치하다고 할 수 있지. 유행의 첨단을 걷는 복장을 하거나, 저 가게가 앞서가는 가게라거나 하는 식이지. 그런건 촌스럽고 품위가 없어.” 히미코는 물을 탄 위스키를 마시며 말한다. 우리 또래의 감각으로는 물 탄 위스키 같은 건 아저씨들이나 마시는 건데, 그녀에게는 잘 어울렸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 일본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품위가 있다는 게 무슨 뜻이야?” “넌 참 질문이 많은 애로구나. 글쎄 뭐라고 해야 할까?” 히미코는 다리를 꼬고 앉아 담배를 피운다. 도저히 나하고 같은 나이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따금 남자 손님이 들어와서 그녀에게 한 손을 들어 인사를 한다. 전부 돈이 무척 많아 보인다. 나는 그들을 곁눈질하면서 나를 위해 약하게 만들어준 진토닉을 마셨다. 빰이 달아오르고 있었다. 무릎 뒤에 뿌린 향수 냄새가 퍼져 올라와 후각을 자극했다. “품위가 있다는 게 무슨 뜻이냐니까?” “언니, 얘 취한 것 같아.” 요리코 씨는 싱글시글 웃으며 가게 주인과 얘길르 나누고 있다. “품위가 있다는 게 무슨 뜻이니?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건 품위가 없는 거니?” “집요한 애네,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생각 자체가 부자연스러운 거야. 자연스러운 상태로 있다고 해서 제대로 되는 거라곤 아무것도 없어. 네 친구들을 봐, 내가 친구의 남자에게 손을 댔다면서 아무 상관도 없는 너를 보내다니, 그보다 더 부자연스러운 일이 있을까? 그야 물론 굽이 낮은 단화를 신어도 되지만, 부자연스러움을 감추기 위한 자연스러움은 무의미해. 발이 아파도 남자의 마음에 들기 위해 하이힐을 신는 내가 훨씬 더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지.” 그때 갑자기 요리코 씨가 우리 쪽을 돌아보더니 웃으면서 말했다. “둘 다 이제 그만 해, 품위가 있다는 건 말이지, 하이힐을 신어도 아프지 않은 발을 갖게 되는 걸 뜻해. 그리고 또, 발을 아프게 하지 않는 하이힐을 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 나는 기뻣다. 히미코는 토라져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아 그렇구나, 그녀도 발이 아프구나. 자신도 모르게 고백해 버린 히미코가 귀엽게 여겨졌다. 물론 내 발은 훨씬 더 아프다. 내일 학교 갈 때 과연 괜찮을까? 몽롱한 내 눈에는 취기로 주위가 온통 흐릿하게 보였다. 오직 요리코 씨의 진주 귀고리만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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