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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문화에서 영웅의 존재 그리고 신앙과 현대 연예인과의 연관성에 대해서 <- 급조 
작성일시 : 2006/06/09 14:01 | 분류 : Report | 태그 : ,

 

일본 문화에서 영웅의 존재

그리고 신앙과 현대 연예인과의 연관성에 대해서



일본 역사에서 영웅의 존재는 각 시대마다 있다. 전후 일본열도는 고대사를 복원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패전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 그 후에는 경제적 번영을 바탕으로 문화적 정체성을 세우기 위한 작업이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야마토 시대의 히미코 라는 여성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단지 규슈 지역의 신화인 줄만 알고 있었던 것이 실제 사실로 드러나게 되었다. 여기에서 히미코는 실제로는 수로왕비의 딸인 묘견공주라는 사실을 이종기 씨가「춤추는 신녀」에서 주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논외로 두고 생각하면 야마토 시대부터 일본 문화에서는 영웅이 존재했다고 할 수 있다. 무로마치 시대에 다섯 부하를 거느린 미나모토노 요시츠네, 그 이후 전국 시대에는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 쌍검으로 유명한 미야모토 무사시, 메이지 유신의 주역인 사이고 다카모리, 오쿠보 도시미치, 죠슈와 사쓰마의 극적인 결합을 이끌어낸 사카모토 료마 그리고 러․일 전쟁 당시 러시아의 주력 함대인 ‘발틱 함대’를 격파한 토고 사령관 등이 거기에 속한다.

일본인들이 영웅이라고 하는 존재는 우리가 보통 쓰는 영웅의 의미와는 다르다. 그들의 영웅은 인생의 굴곡이 심해야 하며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되 그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다가 때를 만나 자신의 힘을 꽃피운다. 그리고 그 꽃은 마치 벚꽃이 지듯이 화려하면서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한순간에 져버린다. 그 최후는 자신의 일생에서 한 업적에 비해 초라하고 비극적인 상황을 맞이한다.

일본 문화에서 영웅의 존재는 이렇게 역사의 전면에 서 있다. 위의 예는 거의가 다 정치나 전쟁에서 특출 난 자들이 대부분인데 비해서 현대에 영웅으로 조명 받고 있는 자들은 조금 다르다. 이들은 연예인들인데, 일본 안에서 영웅이라고 부르고 있지는 않으니 역사의 전면에 세워 둘 수는 없겠지만 마치 과거의 무사단처럼 각각은 자신의 추종자를 거닐고 있으며 이는 그 추종자에게 신의 존재로써 위에 서 있기 때문에 하나의 신앙으로 까지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일본 문화에서 나타나는 신에 대한 생각과 신앙, 그리고 각 종 의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개념과는 조금 색이 다르기에 이해의 폭을 넓혀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인은 두 가지 이상의 종교를 가지는 사람이 많다. 종교별 신도 수는 불교가 8400만 명, 신도(神道:자연숭배·조상숭배를 기본으로 하는 일본의 고유종교로, 神社를 중심으로 발달한 神社神道가 주류]가 9200만 명를 차지하여 일본의 양대 종교이며 그 밖에 신·구교를 합친 그리스도교가 84만 명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신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신도는 죠몬 시대에 애니미즘으로 시작된 것으로써 모든 사물이 신이라고 한다. 따라서 각 종 종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유일신을 부정하며 다신(多神)의 가르침을 선사한다. 이러한 의미를 확장해서 인간이 죽으면 그 존재는 신이 되고 생전에 자신이 한 행동에 따라 담당한 역할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각 시대를 대표하는 영웅들은 각각의 영역에 맞는 신으로 격화되어 제단이 갖추어진 후 모셔지고 있다.

이러한 신에 대한 믿음은 신앙에 대해서도 상대적인 입장을 견지한다. 따라서 누구든지 자신이 믿고자 하는 종교를 믿을 수 있으며 필요 하다면 여러 종교를 믿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에도 시대에 기독교의 전파를 박해했지만, 이는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서 이루어졌을 뿐 종교 그 자체에 대한 비판은 아니었다. 실제로 에도 시대 말기와 메이지 유신을 거치면서 기독교에서 말하는 유일신도 하나의 신으로 존재하다는 식으로 해석하였다. 따라서 일본 문화에서 신앙은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신앙, 즉 하나의 믿음만을 믿고 거기에 정진하는 것과는 다른 의미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일본은 크게 세 개의 축제가 있다. 도쿄 간다 마츠리, 오사카 텐진 마츠리 그리고 교토 기온 마츠리이다. 도쿄 간다 마츠리는 도쿄의 치요다구[千代田區] 간다[神田]에서 열리는 가마 축제로 홀수해의 5월 15일에 가까운 주말에 헌책 서점거리로 유명한 간다의 묘진신사[明神神社]에서 열리며, 1960년부터는 매년 실시하고 있다. 규모가 매우 커서 108개의 자치회에서 간다묘진을 모시는 200여 개의 크고 작은 가마, 즉 미코시[御輿]를 준비하는데, 간다묘진은 에도성[江戶城]과 장군가(將軍家)인 도쿠가와 가문의 수호신이다. 오사카 텐진 마츠리는 하늘신에게 제를 올리는 천신제(天神祭)로서 매년 7월 24일에서 25일에 덴만구[天滿宮] 신사(神社)에서 열린다. 949년 덴만구 신사가 건립된 다음해 6월 1일 스가와라노미치자네[管原道眞]의 영을 진정시키려는 의도에서, 무기인 가미호코를 바다에 띄워서 그것이 닿은 해변에서 의식을 치른 데서 비롯되었다. 이후에는 염병을 쫓아내는 축제로 변했고, 1930년대에는 축제에 참가하는 배의 수가 200여 척에까지 이르렀으나 현재는 경비절감 문제로 100여 척으로 제한하고 있다. 24일에는 도시마가와[堂島川]에서 1년의 신의(神意)를 묻는 호코나가시(창 띄우기) 행사를 치르며, 25일에는 오후 6시부터 시작되는 후나토쿄[船渡御] 행사를 벌이면서 축제의 절정을 맞는다. 후나토쿄는 신사를 출발한 행렬을 100여 척의 화려한 배에 태우고 도시마가와 및 오가와[大川]를 거슬러올라가는 수상제(水上祭)인데, 배는 화려한 천과 횃불로 장식한다. 이때 북을 함께 연주하고, 화려한 불꽃놀이도 벌인다. 예전에는 배들이 강을 건너는 형식을 취했으나 강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강을 거슬러올라가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교토 기온 마츠리는 869년 고대 일본의 수도였던 교토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 전염병이 돌고 많은 사람들이 죽자 병과 악귀를 퇴치하기 위해 기원했던 어령회(御靈會)에서 비롯되었다. 당시는 헤이안[平安] 신궁의 광대한 정원이던 신천원(神泉苑)에서 66개 소국가(小國家)의 수만큼, 6m 길이의 호코(양쪽 면에 칼날이 서 있는 창)를 세워 기온의 신을 모시고 가마에 태웠다. 이후 기온 마쓰리는 일본의 수많은 마쓰리의 기원이 되었으며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일본 중요 무형민속문화재이며, 인도에서 전래된 우두(牛頭) 천왕을 제신으로 한다. 매년 7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야사카[八坂] 신사에서 여러 가지 행사가 열리는데, 1일에는 '신의 제전' 리허설이 있고, 10일에는 수레인 야마보코[山車]에 창(槍)을 세우는 행사를 한다. 16일에는 요이야마라는 전야제를 하는데, 이날 밤에는 집집마다 길에 양탄자를 깔고 병풍을 예쁘게 장식하기 때문에 병풍축제라고도 한다. 그중에서도 29대에 이르는 거대한 야마보코의 순례가 이루어지는 17일은 축제의 절정을 이루는데, 수레의 행진이 시작되면 일본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산(山) 모양의 야마보코는 2층으로 되어 있는데, 불을 밝히고 창이나 칼을 꽂아 화려하게 만들며 많은 사람들을 태운다. 큰 것은 높이가 26m, 무게가 2톤에 달하고, 행진할 때에는 전통적인 악기가 특유의 가락을 연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위에서 이야기한 3대 마츠리의 공통점은 신도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일본 전체에 약 2400개의 마츠리가 있는데, 이 대부분도 각각의 신과 연관성이 있다. 즉, 일본 문화에서 신도가 주를 이루며 이에 대한 신앙 그리고 신앙을 표출해 내는 마츠리까지, 세 가지가 어울러져 있다. 그리고 신도에서 제시하는 신은 과거에 존재했던 인간이며 그들의 업적에 따라 영웅으로 불린 후 신격화되는 것이다.1)

현대 사회의 영웅은 연예인이다.2) 일본 문화에서 영웅으로 선정할 수 있는 대상은 연예인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더 이상의 전쟁은 일어나고 있지 않으니 전쟁 영웅은 사라진지 오래고, 정치는 몇 세대씩 세습되면서 유지하는 것 외에는 그 어떤 변화도 부를 수 없게 고답적이게 되었다. 그래서 그 뒤에 떠오르는 것이 수많은 추종자(또 다른 이름은 팬)를 이끌고 있는 연예인이라는 의미다. 연예인의 행보는 역사상의 영웅과도 비슷한 삶의 모습을 보인다. 음악, 연기 등 여러 가지 재능을 지니고 있고 그 재능을 표출하지 못하고 있다가 우연한 계기를 만나 연예인이 되어 화려한 꽃을 피우는 것이다. 그리고 그 꽃의 화려함을 보고 몰려드는 사람들의 눈에는 일종의 광기가 서려있다. 이러한 광기는 하나의 믿음으로써 존재하는데 오니즈카 치히로의 팬들은 그녀를 무녀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오니즈카 치히로의 이름은 「鬼束ちひろ」로 ‘귀신을 묶어 내는 치히로’라고 직역할 수 있다. 그녀는 팬들에게 「あたしがやりたいのはみんなを圧倒する歌」라고 말하면서 그러한 곡의 바탕에는 「あたしは言葉からじゃないと曲が創れない」, 즉 말로써 자신의 곡을 듣는 모든 사람들을 압도하겠다고 밝혔는데, 바로 이 점을 두고 팬들은 그녀를 무녀, 즉 영웅화 시켜 그 너머인 신을 섬기는 존재까지 발전시키고 있다.

그러므로 일본 문화에서 나타나는 세 가지(신도, 신앙, 마츠리)가 역사상의 영웅 개념과 결합하고 이는 현대 연예인을 통해서 나타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연관성을 이해한다면 일본 문화를 우리가 좀 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고 동시에 저변에 깔려있는 의미까지 읽을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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