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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하루가 지나간다. 파란 하늘을 바탕으로 빨간 립스틱을 바른 그녀가 기억이 난다. 새빨간 립스틱은 정말로 눈에 잘 보여서 멀리에 있는 그녀를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건 그녀만의 화장법이라,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강렬함이 있다. 처음부터 그녀에게 끌렸다. 그 날, 약간 부르트고 갈라진 그녀의 입술은 빨간 립스틱과 어울려 묘하게 아름다웠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매번 그녀를 만날 때마다 그녀의 입술을 생각하며 그녀의 립스틱을 생각한다. 그 색은 나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자리 잡고 있으니 변하지 않는 그런 슬픔과도 같이 매겨진다. 그녀도 내 시선을 느끼고 있나보다. 종종 가만히 있는 나를 보며, “어디를 그렇게 보는 거야.” “아, 미안. 정신이 없네.” 얼버무리면서도 슬쩍 다시 그녀의 얼굴을 쳐다본다. 웃고 있다. 보조개가 좌우로 피어올라서 즐거운 미소를 선사해주고 있다. “뭐, 상관은 없지만 말이야. 한두 번도 아니고.” “어디 먹을 거라도 찾아볼까?” 더욱 창피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그녀의 입술은 계속 쳐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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