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
“안녕.” 기억은 나지 않는다. 누굴까, 누구일까. 계속 생각했다. “도대체 누구인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이네.” 그녀는 나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누구야?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나지 않아.” “그러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누구인지 너는 알 수 없다는 거야.” 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당연한 말을 하고 있다는 어조다. “나는 너를 알고 있어. 네 이름, 네 가족, 네 학교 그리고 그 외에 많은 너에 대한 것을 알고 있어. 하지만 너는 나를 한번도 만난 적이 없으니까, 알 리가 없다는 거야.” 그녀는 목을 가다듬으며, 선생님이 학생에게 가르치듯 담담하면서도 건조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한마디로 나는 너를 알지만 너는 나를 알지 못한다는 거지.” 나는 울컥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어쨋다는 건데?” 그녀는 김밥을 하나 들어 먹었고, 다른 손에 든 음료수를 마셧다. 뭔가 참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입한입 김밥을 씹어 먹는다. “그럼, 이만 가볼까. 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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