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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순간의 꽃봉오리를 틔우기 위해 노력하자!
제일 처음 ‘일상’에 대해 생각해 보았을 때 떠오른 생각은 ‘피곤함과 권태에 찌든 지루한 매일의 반복’이었다. 그리고는 문득 “아! 내가 이렇게 우울하게 살고 있었던가?”라는 사실을 깨달아 한숨을 푹~쉬고는 우울해져 버리고 만다.
우리의 일상은 기쁘고 행복한 일보다는, 지루하고 재미없기 짝이 없는 일들이 더 많다. 나의 일상, 나의 일상은 매일 아침을 새벽에 일어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지하철과 버스에 몸을 싣고 부족한 잠에 꾸벅꾸벅 졸아서 마치 열심히 남들에게 인사하는 듯하고, 어떤 때는 정말 창피한 일이지만 모르는 사람의 어깨에 친한 척 기대기 일쑤다. 어디 그 뿐인가? 학교에서 매일 보는 똑같은 얼굴들, 때로는 머리를 쥐어뜯고 미친 듯 소리 지르며 뛰쳐나가고 싶을 만큼 지루한 전공 수업들, 뭘 먹을까 고민에 고민을 하지만 항상 갔던 곳에 또 가기 십상인 점심시간, 끝을 모르는 내일에 대한 걱정, 더 나아가면 미래에 대한 걱정들(그런 걱정들은 항상 결론도 없이 걱정으로만 끝나버려 오히려 기분만 더 찜찜해진다.)까지 한이 없다. 물론 항상 재미없는 순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즐겁게 수다를 떨거나, 좋아하는 책에 빠져들거나, 좋아하는 TV프로그램을 볼 때는 시간이 한없이 짧게 느껴져 아쉽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과연 시간이 공평하게 흘러가는가.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한없이 느리게 느껴질 때도 있다. 화장실에 가고 싶어 시간을 보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그 시간이 빨리 가지 않는다거나,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의 한걸음 한걸음이라던가, 그럴 때는 꼭 내가 영원의 순간에 멈춰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러한 일상. 소중한 나의 일상들이 모여 나의 인생이 된다. 항상 누구보다도 멋지고 특별한 인생을 살고 싶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정작 나는 나의 일상을 잠, 지루함, 게으름 등으로 무의미하게 보내버리는 구나.
이렇듯, 나의 일상에 대한 회의와 권태를 느낄 때마다 떠올리는 시가 하나 있다.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 데...
그때 그 사람이
그떄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 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이 시는 나의 소중한 은사, 중학교 국어선생님께서 수업 첫 시간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시라며 읊어주셨다. 그때는 어려서 이 시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으나 점차 나이를 한두 살 먹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이 시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가 되어버렸다.
우리는 이 시의 내용처럼 과거에 대해 후회하는 일이 많다. 그때 좀만 더 열심히 할걸…, 그때 그 사람에게 조금만 더 너그럽게 대할걸…, 그때 조금만 더 차분히 생각해볼걸… 등등 참으로 후회하고 또 후회한다. 어떻게 보면 우리의 생은 후회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이렇듯 많은 후회들을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 마치 나처럼, 모든 사람들이.
우리의 꿈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 속, 매 순간 순간을 조금만 노력하고 소중히 한다면 쉽게 꽃을 피울 수 있는 꽃봉오리가 아닐까. 우리는 당시에는 모르고 지나쳐버리고 뒤늦게 후회해버리는 게다. 언뜻 사람이 어떻게 시간을 느끼는가, 왜 시간이 빠르다고 말하는지에 대해들은 적이 있다.
“사람이 지나온 시간들이 참 빨리 흘러갔다고 느끼는 이유는 지나온 시간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기억을 하지 못해서이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껏 살아오는 동안 참 많은 슬픈 일 기쁜 일들을 겪었음에도 그것들을 금방 잊어버리고 마는지도 모른다. 또 어쩌면 우리는 우리가 기억할 만큼 특별한 기억들을 많이 만들지 못한 채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매 순간 순간을 소중히 생각해 최선을 다해 꽃봉오리를 틔우고자 하였더라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특별한 기억을 간직한 채 지나온 시간들을 떠올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되면 시간이 너무 지나가버렸다는 아쉬움과 원망보다는 지난 과거에 대한 뿌듯함이 먼저 다가오지 않을까.
2007년 수능이 다가왔던 나의 고등학교 3학년 시절, 그 후 힘들었던 재수시절을 떠올려본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에는 정해진 대로 아침 일찍 일어나 등교하고 또 밤늦게, 새벽이 다된 시간에 집에 들어가는 상황을 반복했었다. 그렇게 많은 시간 동안 공부를 하면서도, 어째서 내가 공부해야하는지에 대해 모른 채 단지 남들도 다 하고 있기 때문에 나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떠한 목표의식도 없이 공부를 했으니 재미없고 괴롭기만 했었던 거다. 그랬으니 담임선생님, 부모님 몰래 공부 안하고 놀기도 많이 했고, 공부한다고 의자에 앉아 있어도 머릿속은 딴 생각을 하곤 했던 거겠지. 그러던 어느 날 나에게 큰 충격을 주었던 친구의 한마디가 나의 인생을 바꾸어 주었다.
그 친구는 항상 웃는 얼굴을 짓는 밝은 아이였다. 어떤 사람과도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했던, 성격 좋고 귀여운 친구였다. 어느 날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힘들고 괴로운 고등학교 삼학년이지만 지금만 견디면 좋은 때가 올 거라고 위로하셨다. 그런데 갑자기 그 친구가 선생님께 말했다.
“선생님 근데 왜 지금이 힘들고 괴롭다고 느껴야 되나요?”
친구의 말에 선생님은 “너는 그럼 지금이 힘들지 않니?”라고 했는데, 그 다음 이어진 친구의 말이 나에게 두고두고 남았다.
“저는요, 뭔가를 이뤄가는 그 과정이 참 좋은데요.”
저 아이와 나의 차이점. 세상을 밝게 살아가고 어떤 사람과도 잘 지낼 수 있는 방법. ‘아… 저게 저 아이와 나의 차이구나. 나는 어떻게 지금까지 한 번도 저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지? 나는 왜 남들이 힘들고 어려운 고등학교 삼학년 생활이니까 참고 버텨야 한다고 하는 말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인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 때 그 친구의 말 한마디가 수능을 다시 준비할 때 나의 마음가짐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나는 하루하루를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소중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자 하였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하루하루가 그렇게 값지고 즐거울 수가 없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도 재수시절에 내가 얻은 많은 교훈 중에서 나를 만족스럽게 이끌어 준 것도 있었지만, 그 아이의 한 마디 보다도 더 값진 교훈은 없었다. 앞으로 내가 살아가면서 힘겨운 시련에 부딪힐 때마다 지난 힘든 날들을 떠올리고 그 아이의 말을 떠올리면 그 어떤 것도 못할 일이 없겠지.
나는 무료한 일상에 지칠 때쯤 한 번씩 선생님께서 나에게 주신 아름다운 시와 그 아이의 말을 떠 올린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을 후회하기보다 그 후회를 거울삼아 앞으로 나에게 주어진 순간들을 더욱 붙잡고 소중하게 쓰겠다고… 또 내 앞에 펼쳐진, 미래에 피어날 나의 꽃봉오리들을 있는 힘껏 그리고 가장 아름답게 피우겠다고….
우리는 인생을 만들어가는 일상이라는 작은 계단을 소중히 밟고 올라가고 있는가? 미래에 피어날 꽃봉오리를 자각하지 못한 채 짓밟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쯤은, 지금 여기에 멈추어 서서 생각해 보는 것도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